[소개] 2021 김길후 단체전

 

 

202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SUMUK-Jeonnam International SUMUK Biennale 2021展)

오채찬란 모노크롬: 생동하는 수묵의 새로운 출발(Splendor of Monochrome: the New Beginning of the vibrant)

 

Untitled, 2021, Acrylic on canvas, 194x260cm



  



<작품 소개>

 

 화가의 자아는 그리는 행위의 의식을 검열하여서는 안 된다. 의식이 비(非)자아 상태에 이를 때, 그림은 비로소 현상학의 토대 위에서 창조된 작품으로 서의 맥락을 획득한다. 동양의 물아일체(物我一體), 불교의 삼매(三昧)의 경지 와도 맞닿는 생각이다. 그 그림에서 형상은 해체되지만, 이를 추상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 추상을 규정하는 일은 주체와 객체를 분리하는 행위로부터 시작된다. 이는 이원론적 태도를 고수하는 행위에 이르러 자아가 의식을 검열하는 상태에 이른다. 그림 속 화면은 구상도 추상도 아닌, 나아가 구상일 수도 있고 추상일 수도 있는 모호한 상태를 유지한다. 나는 의식을 완전히 비워낸 상태를 확립하는 것이 작업의 가장 주요한 지점이라고 본다. 아이가 모래성 쌓기 놀이에 몰입된 상태와 같은 마음을 투영하는 일이다. 설령 바닷물에 휩쓸려 모래성이 무너지더라도 거리낌 없이 모래성을 다시 쌓아 올린다. 작가의 행위만이 남을 때, 비로소 작품이 완성된다.

2021.09 김길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