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5] 2016 검은빛의 賢者 모습 왠지 모를 텅 빈 슬픔이 포항시립미술관 김길후 초대전-영남일보

 

검은 빛의 賢者 모습서 왠지 모를 텅 빈 슬픔이…포항시립미술관, 김길후 초대전

영남일보 | 입력 2016-01-15 | 발행일 2016-01-15 제17면 | 김수영 기자 

 

먹을 매개로 묵직한 입체감 표현 깨달음의 동양 정신세계 담아내 

 

 

 

 포항시립미술관이 김길후 초대전 기념비적 인상을 열고 있다포항시립미술관 김갑수 관장이 직접 기념비적 인상이란 전시제목을 붙일 정도로 이 전시에 애착을 보였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김길후 작가는 작품의 내용적인 측면이 아니라 형식적인 측면에서 한국회화에 기념비적 시도라 할 수 있는 작품이라 이렇게 정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계명대 서양화과를 나온 김 작가는 검은 빛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해온 작가이다그가 검은색에 천착한 것은 2001년부터그래서 이번 전시도 2001년부터 2015년까지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연작을 선보였는데 검은색 종이를 활용한 작품이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는 비밀의 화원이라는 주제 아래 30여년 전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김 작가는 2010년부터는 깨달음을 얻은 현자의 정신세계를 담아내고자 하는 시도를 꾸준히 해왔다이를 통해 동양의 깊은 사유의 세계를 표현하고자 했으며이를 위해 마티에르를 극대화시킨 표현방법을 보여왔다.


 그는 구도자가 깨달음을 얻게 되는 순간을 그리려 했지만 이는 결국 나 자신이 깨달음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말을 했다.


 작가 자신이 깨달음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는 결국 자기 혁신이 필요함을 알게 됐고 지난해 이름까지 바꿔가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새로운 작업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그의 옛 이름은 김동기이다그만큼 실험적 작업을 하고자 하는 작가의 열망이 대단하다는 말이다이런 점이 포항시립미술관이 이번 전시의 제목을 기념비적 인상이라고 붙인 한 요인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김 작가의 이같은 노력은 6년전 작업실을 아예 중국으로 옮기고 중국과 대만을 공략하려던 도전정신에서도 읽힌다현재도 그는 가족이 있는 대구와 중국을 오가며 작업하는데주로 중국에서 창작 및 전시활동을 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11월 중국을 대표하는 화랑인 화이트박스아트센터에서 초대전을 열어 주목받았다.


 서양화를 전공한 그가 깨달음이라는 동양의 정신세계를 담아내는 방식은 검은 먹을 바탕으로 한다검은 먹을 매개로 다양한 재료들을 캔버스 위에 계속 덧칠하고 연마하는 방식으로 화폭에 검은색의 묵직한 입체감을 드러낸다.


 화이트박스아트센터 쑨융정 관장은 김 작가는 이 시대의 이상적인 현자의 모습을 그려내려 하지만 왠지 작품 속엔 텅 빈 슬픔이 남아있다독일 신표현주의의 거칠고 원시적인 조형방식을 차용해 동양 특유의 섬세한 정서를 표현하며 내면의 고뇌 가운데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상실감을 드러낸다고 평했다. 43일까지. (054)250-6000/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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